이번 주 월요일부터 시작한 제리와의 아침산책. 오늘도 했다. 오후 2시 반에 했으니 점심 산책이 더 맞는 표현이겠다. 얼마 전에 제리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종합검진을 받았다. 사람은 만 40세가 되면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을 받는다. 이전보다는 건강관리에 조금 더 신경을 쓰며 살라고 국가가 강제해두었다. 사람처럼 강제성은 없지만 반려견도 건강관리에 각별한 관리가 필요해지는 기준 연령이 있고, 그게 대략 10살이라고 한다.
제리의 검진 결과는 예상보다 좋지 않았다. 평소에 물을 잘 먹지 않는 편인데 그로 인해 체내의 수분이 부족해져 혈액 구성성분 중 적혈구의 비중이 높아졌다고 한다. 적혈구가 증가하면 혈액의 점도가 높아져 혈액순환이 어렵게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끈끈한 혈액을 온몸 구석에 도달시키기 위해서 심장이 평소보다 열일을 하기 시작한다고 한다. 결국 제리의 심장은 혈액을 순환시키기 위해 열심히 운동을 하게 되면서 심실 근육을 키웠고, 심실이 비대해져서 식도, 기도와 다른 장기에 압박을 가하게 되었다고 한다. 제리가 간혹 장난감이나 양말을 물다가 기침을 할 때 실오라기 같은게 목에 걸려서 그런 줄만 알았는데, 심장이 문제였던 것 같다.
가슴이 아팠다. 가족이 아픈 것은 뼈아픈 일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의사 선생님이 제리의 심장을 조금이나마 작게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하셨다. 적당한 운동 그리고 수분 섭취를 돕는 것이었다. 정말 간단하지만 여러가지 이유를 대며 평소에 신경쓰지 못했던 이 2가지를 나는 앞으로 두 달간 꾸준히 실천해보기로 결심했다.
가장 큰 문제인 심실비대 외에도 만성위염 문제도 있었다. 식사량이 부족해 포만감이 오지 않아 위산이 계속 분비되어 위벽이 두꺼워졌다고 한다. 그렇다고 밥을 많이 주지는 못한다. 지금보다 0.3kg은 체중을 줄여야만 어깨뼈 틀림과 슬개골 탈구 진행을 멈출 수 있다. 그래서 칼로리가 적은 사료로 바꾸고 급여 양은 늘리는 방향으로, 급여 횟수는 2회에서 5회로 세분하는 방향으로 식습관을 개선해가는 중이다. 회사에 가면 급여를 5회 분할하기가 불가능해, IoT의 힘을 빌리기로 했다. Pay TV 펫 요금제를 사용하면서 받았던 바램펫 자동급식기를 창고에서 꺼내고 1시간 동안 테스트를 했는데 잘 작동했다. 급여 분할은 물론이고 먹은 상태까지 앱으로 알려준다. 바램펫 밀리는 나의 구세주다.
물에 필에이드를 타주니 물을 너무 잘 마셔서 다행이지만 문제는 마신 만큼 많이 싼다. 지난 이틀 간은 이불에 오줌을 네 번이나 싸서 세탁기를 돌리다가 하루가 다갔다. 열은 받지만 그래도 물을 많이 먹는게 더 중요하니까 내가 참아야지, 하고 넘겼다.
많이 만져주고, 예쁘다고 말해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참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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